카테고리 없음

모세의 아내와 자녀들[십보라, 게르솜, 엘리에셀]

소소한행복^^ 2020. 7. 7. 19:49
728x90


애굽 왕궁에서 미디안으로 도피한 이후 모세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터였다. 하루는 우물가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목동들을 구해주는데, 그들은 미디안 민족의 유력한 사람이요 제사장인 르우엘의 딸들이었다. 이 일 후에 르우엘은 모세를 집으로 초대해 모세를 극진히 대접한다. 루우엘의 환대에 대한 모세의 태도는 사뭇 반가운 것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르우엘의 집안에 머물면서 마치 지난날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고용된 일꾼으로 있었던 때와 마찬가지의 생활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1) 르우엘(모세의 장인)은 딸을 구해준 믿음직스러운 모세에게 먼저 혼인을 청했으리라 짐작된다. (2) 그러자 모세는 자신의 현재 처지를 고려하여 별다른 심사숙고 없이 곧장 그 제안을 승락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생에 걸쳐 가장 중요한 대사 중의 하나인 혼인을 그토록 쉽사리 결정한 것은 다소 무모하다는 인상을 준다.

아마도 모세는 고달픈 방랑 생활에 시달린 나머지 현실에 안주하고픈 일념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그러나 반면, 이방 제사장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인 이 사건은 단순히 폐쇄적인 히브리주의에서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여호와 신앙주의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일찍이 요셉도 애굽 제사장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인 적이 있었다(창 41:45). 이것은 구약 시대로부터 여호와 신앙이 이방인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 십보라
"모세가 그와 동거하기를 기뻐하매 그가 그 딸 십보라를 모세에게 주었다"(출 2:21)

'십보라'는 ''새'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그녀는 르우엘의 일곱딸 중 맏딸로 추정되며 모세의 첫 아내가 되어 게르솜과 엘리에셀을 낳았다(출 2: 22절18:3).

십보라는 할례 사건으로 남편과 심각한 긴장 상태에 놓이기도 했으며(출 4:24, 25, 26), 그 후 두아들을 데리고 아버지 르우엘에게로 돌아갈 정도로(18:2, 3, 4) 성격이 강한 여성이었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 크신 노기를 띠시고 길의 숙소에서 모세를 만나 그를 죽이려 하셨는데, 이 돌발적인 사태의 이유는 할례 때문이었다. 모세가 생후 8일이 훨씬 경과한 그의 아들에게 할례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세가 할례에 관한 하나님의 준엄하신 명령(창 17:10)을 소홀히 여긴 까닭은 아마 그의 이방인 부인 십보라의 고집 때문이었던것 같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그 방법은 알 수 없으나(참조, 민 22:31) 모세에게 깊은 적대감을 품으시고 그를 죽이려 하셨던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모세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나서기 전에 자신의 가정에서부터 하나님의 법을 실행해야 함을 보여 준다. 실로 신앙으로 바로 서지 못한 자가 신앙 공동체를 지도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우습게 보는 처사이며, 하나님과 적대 관계를 이루는 악행이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십보라는 아들들을 데리고 미디안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많은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남편과 재회할 수 있었다(출 18:2).



• 게르솜(게레숌, גּרשׁם)과 엘리에셀
"그가 아들을 낳으매 모세가 그 이름을 게르솜이라 하여 가로되 내가 타국에서 객이 되었음이라 하였더라"(출 2:22)

모세의 첫째 아들은 '게르솜'이다. '객(게르, גּר)'은 (손님으로서) '거주하다', (낯선 장소에서) '움츠려들다'란 의미의 동사 '구르'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방인', '도피처'란 뜻이다. 그리고 '숌(שׁם)'은 어원이 잘 알려지지 않은 단어이다. 혹자에 따르면 이 '숌'은 지시대명사로서 '그곳'을 뜻하는 말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칼리쉬에 따르면, '게르솜'은 '도피했던 그곳에서 이방인이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로의 추적을 피해 가까스로 피난처에 정주하게 되었지만, 한 때 애굽의 왕자였던 그의 부귀, 권세 및 민족을 위한 포부 등에 견주어 볼 때 미디안으로 피신한 모세의 심경은 정처없고 고적한 나그네의 심경,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게르솜은 바벨론 포로 때까지 단 자손을 위한 제사장으로서 우상을 섬겼던 요나단 집안의 직계 조상이 되었다(삿 18:30).


모세는 둘째 아들은 '엘리에셀'이다(출 18:4; 행 7:29).

"하나의 이름은 엘리에셀이라 이는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 나를 도우사 바로의 칼에서 구원하셨다 함이더라"(출 18:4)


엘리에셀(אליעזר)은 '나의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이란 뜻으로, 애굽 귀환시 할례를 받은 모세의 둘째 아들이다(출 4:25). '나를 도우사'의 '돕다'에 해당하는 '아자르(עזר)'는 '둘러싸다', '방어하다'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전후 좌우로 감싸시듯 빈틈없이 보호하며 도우시는 것을 가리킨다.

후일 솔로몬 시대에 이르러 그의 후손은 크게 번창했다(대상 23:15-17).

"모세의 아들은 게르솜과 엘리에셀이라 게르솜의 아들 중에 스브엘이 족장이 되었고 엘리에셀의 아들은 족장 르하뱌라 엘리에셀이 이 외에는 다른 아들이 없고 르하뱌의 아들은 심히 많았으며"(대상 23:15-17)

모세가 두 자녀의 이름을 '게르솜'과 '엘리에셀'이라 지은 것을 그들 이름의 뜻 그대로 과거의 삶에 대한 모세의 진솔한 신앙 고백이었다. 모세는 두 아들의 이름을 통하여 과거 바로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던 비참했던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자신을 끝까지 도와 주셨던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기억할 수 있었다(2:11-25).

728x90
LIST